마지막 한 달, 적어도 언어 때문에 억울할 수는 없다.

항상 우리가 해야 하는 공부는 시험장에서 생각나는, 시험장에서 적용시킬 수 있는 공부입니다. 만약 열심히 공부해도 시험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마지막이라고 해서 어떤 선생님이 잘 찍어주신다고 해서 고액과외까지 하면서 예상되는 작품들까지 공부했는데 막상 토끼전, 심청전이 나와도 틀린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복잡하게 생각해서는 시험장에서 생각나지 않고, 생각하려다가 꼬이고, 복잡해지고, 가뜩이나 긴장된 마음에서 오히려 시험 보는 것에 방해만 되기 마련입니다. 하일성 해설위원이 야구 해설을 기가 막히게 잘하고 그걸 들으면 속이 시원하다고 해서 직접 선수로 나서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2군 선수보다도 잘하지 못할 것입니다. 실전에서는 실전에 맞는 방식이 필요하고 여러분의 언어영역도 그런 방식, 시험장에서 생각나는 단순한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서 일관되게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풀 수 있어야 합니다.
경향이 바뀌었나요? 그렇다면 ‘추론’ 글자가 들어간 강의를 들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나요? 물론 불안한 마음에 그런 것들을 찾고 따라가고 싶겠지만,

1) 만약 강사님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 새로운 추론 방식을 알려주면 그 이해가 시험장에서 여러분의 문제 풀이력으로 나올 수 있을까요?
2) 만약 강사님이 특별히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게 아니면 굳이 그것을 듣는 이유가 있나요?

결국 최종적으로는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방법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시험장에서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하고도 그 실력이 나오지 않아서 억울할 일을 면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해만 하는 것으로는, ‘아~ 시원하게 해설 잘한다. 궁금하던 것이 다 풀렸어.’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봐야 여러분은 문제가 나오면 틀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탐구 과목과는 다르게 이것은 ‘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력’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이해’가 높아져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아, 그러면 이해하지 말고 멋대로 풀란거야?’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해가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생각하건대, 여러분은 아마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중요하다고 해서 여러 유명 선생님 해설 강의도 보고, 인터넷에서 여러 곳에서 올려준 해설도 프린트 해보고 하면서 문제를 이해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시험장에서는 틀리게 될 것입니다. 아, 그러면 어쩌라는 거냐구요?
이제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문제를 대하는 기본기는 모두 있으시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 역시 제 책에 쓴 것처럼 ‘문제 안에 답에 있다,’는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이 기본 태도를 바탕으로 즐겁게 문제를 풀어가며 익숙해지는 것이 여러분 학습의 목표가 되는 것인데, 오히려 여러 해설들은 그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간혹 학생 분들이 저를 찾아오면 점심도 사주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보는데, 수능기출문제집 들고 온 것을 보면서 별표치고 그런 문제들, 저 역시도 인상 깊었던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이해가 정확하지도 않을뿐더러 해설 등에 너무 천착한 나머지 그 안에 ‘자신’을 잃어버린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수능 기출 문제를 분석하는 것은 좋은데 많은 학생들이 그것을 시중에서 파는 수능기출문제집을 통해 타율적으로 하는 것에서 자율적인 문제 풀이력이 길러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사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뭐 저런걸 돈주고 사고, 저런게 가장 많이 팔리는 문제집 종류가 되는 것인가?’ 그래서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항상 해주는 이야기가 ‘이런 해설에 의지하지 말고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혼자 스스로의 언어로 해설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시험장에서 여러분의 ‘이해’가 ‘점수’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마치 이런 겁니다. 길을 찾아가는 연습을 하는데 자기 눈을 가린채, 안내견을 따라서 연습하는 사람은 실전에서 안내견 없이 안대를 풀고서는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문제는 안내견 자체도 잘못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가령 2006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39번을 다시 풀어보고 가지고 계신 여러 기출문제집의 해설을 검토해 보도록 하십시오. 스스로 명백하게 틀린 부분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각종 해설서에서 틀리는 부분이 문제 풀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런 해설을 보고 여러분의 실력이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제가 검토한 다섯 개 해설서에서는 모두 일관되게 잘못 문제를 풀이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지금부터 해설 강의와 같은 것들은 과감하게 띄어버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봤던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지금까지 여러분의 이해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새로운 종이로 작년 수능과 올해 6, 9월 모의평가를 할 때마다 새로 print해서 지금부터 3~4번 정도는 풀어보길 바랍니다. 형형색색으로 표시한 여러분의 원본 시험지만 붙잡고 있으면 큰일납니다. 같은 글자라도 다른 종이에, 다른 비율로 프린트 되어 있다면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올해 모의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한 번 봤던 시험이라도 마치 처음 보는 시험처럼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시험을 위해 미리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내용은 없습니다.(물론 시문학 기초이론 등은 알고 있어야 겠죠?) 문제에 답이 있는데 나는 왜 보지 못했는지를 반성하고 시험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문제에서 꼭 맞추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에 대해 100% 파악을 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을 보고, 그 문제를 기본서 보듯이 깊게 이해해봐야 합니다. 이제 이 단계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여러분이 해설서를 통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이해가 아니라 여러분 스스로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길을 처음 찾는 아이처럼 불안하고 힘든 작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 스스로 백지로 다시 만난 모의평가를 잡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남이 해주는 것은 시험장에서 생각나지 않으니까 지금 시점에서는 도움 받을 필요 없습니다. 물론 그냥 나의 이해가 탈선하지 않았나 정도를 검토하는 정도로만 활용하세요. 제가 생각할 때 검색엔진에 ‘2010학년도 9월 언어 해설’로 검색해서 나오는 간단한 무료 해설지 정도로도 여러분의 이해가 탈선하지 않았나를 검토하는 것에는 충분합니다. 해설 강의 본다고 시간을 낭비하거나 괜히 이 강의 말고 ‘추론’ 글자 들어가는거 봐야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봐야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없고, 써먹을 수 없다면 열심히 공부해봐야 억울하기만 할 뿐입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그렇게 공부했었습니다. 기출해설서 없이 재수하면서 작년에 봤던 고3 모의평가 문제를 재수하면서 얼마나 많이 다시 풀어봤는지 모릅니다. 틀린 문제는 또 틀리고 ‘이 문제는 출제 오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반복하다보니 어느 순간 정말 ‘답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푸는 순간에도 그냥 내 스스로의 이해로 합리적인 해설이 나오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이 문제에서는 지문에서 이렇게 말해서 많은 애들이 ①을 찍게 될 것인데, 여기서 또 이렇게 말하니 답은 ②가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환경은 좋아지고 기출문제가 중요한지 다들 알면서, 막상 기출문제를 반복하고 해설을 찾아보고는 있지만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게 보는 학생들은 많지 않은거 같습니다. 저는 사실 재수하기 전에는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재수하면서 처음 알았던 내용이 참 충격적이었고 이것을 혼자 기출문제를 통해 확인하는 것들이 참 도움이 많이 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꼭 지금부터 올해 6, 9월 모의평가를 백지로 다시 출력해서 풀어보시고 여러분 스스로 ‘문제에 답이 있다,’는 원리만으로 모든 답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게 하시기 바랍니다. 설명은 단순해야 합니다. 원칙도 단순해야 합니다. 단순해야만 반복했을 때 몸에 익숙해지고, 짧은 시간 연습해도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습니다. 복잡하면 절대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없고 억울해질 뿐입니다. 수능 시험은 간단한 원리만 잘 연습해도 답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 점은 진실로 명백하기 때문에 한 번 강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간단한 방법으로 연습한다면 적어도 언어 때문에 억울해서 대학 못가겠다는 상황은 면할 수 있을만큼 긴 시간입니다. 지금부터 해도 됩니다. 다만 간단하게, 시험장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해야만 됩니다.물론 ‘이해’가 끝이 아니라 그것이 시험장에서 나오려면 필히 시험 형태에 맞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방식을 바탕으로 지금부터는 계속 문제를 대하면서 시간 조절 등 여러 가지 시험장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1~50번 형태를 여러 가지 넘기는 문제집 등을 통해 만나면서 시험장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뭐 문제집 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문제 답 나오는 것이 좀 이상해서 점수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낯선 상황에서 여러분이 기출 문제를 능동적으로 풀면서 느낀 원칙들을 써먹을 수 있게 연습해야 합니다.

정리해 봅시다.

1) 가장 빠른 시간 내에 6, 9월 모의평가를 ‘문제에 답이 있다’는 기본적 원칙으로만 여러분 스스로 해설할 수 있는 기본서로 만들어야 합니다. ‘추론’이니 ‘경향’이니 하는 말은 여러분이 문제 푸는 그 상황, 문제와 여러분 사이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어쩌라고?

2) 그렇게 만든 기본서를 계속해서 반복하여 보면서 시험장에서 어떻게 이런 문제에 대처할지 대비해야 합니다. 물고기 자체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꼭 익혀두셔야 합니다. ‘이해’만 할게 아니라 꼭 그 이해를 시험장에서도 써먹을 수 있게 몸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이클조던은 슈팅각도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골을 잘넣는 것이 아니라 공을 던지는 것을 죽어라 연습해서 조던이 되었습니다. 계산은 쇼프로에서나 해보라고 하고 여러분은 그냥 던지는 연습, 그 자체에만 집중하세요.

3) 시험형태 자체를 익숙하게 풀 수 있는 기술자가 되어야 합니다. 1~50번 형태를 제한 시간 내에 가장 잘 풀 수 있는 로봇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긴장감과 ‘내 일’이라는 압박감 속에서 행해지는 모의고사 연습은 수능 시험장에서는 여러분을 그 어떤 언어 강사보다 더 잘 풀게 만들 수 있습니다.

1)+2)+3)으로 여러분은 저 보다도, 그리고 어떤 언어 강사보다도 더 수능시험장에서는 잘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마세요! 항상 수능 가까우면 드리는 말씀이지만 여러분이 나중에 대학 떨어지는 것은 한 문제 차이입니다. 한 달간 노력하면 그 한 문제를 맞게 됩니다. 여러분은 떨어질 대학은 붙을 수 있게 됩니다. 나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3월부터 열심히 할걸, 이런 생각은 안납니다. 아, 10월부터만 열심히 했어도 내가 이 대학은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납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찾아다니고 배우기보다는, 기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만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다는 간단한 것들을 숙지하길 바랍니다.

항상 생각하세요. ‘지금 이것을 내가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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