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갖지 마시고 아무나 시 해석 좀 도와주세요.
2018.08.15
국정보 332 페이지 김광규의 '묘비명'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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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중략 -문인이 묘비명을 씀. 이 묘비는 세상이 망해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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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갈래 융합된 비문학 지문에서
시는 삶을 반영하며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서의 반영과 있어야 하는 현실로서의 반영이 있고, 시에 대한 시 쓰기를 통해 시 자체를 반영하여 시 쓰는 상황이나 시인 자체가 반영의 대상이 된다. 시인은 시 속 세계를 통해 지향할 바를 모색한다.
라는 배경이 깔린 상태로
"묘비명이 시를 표방한다면,
이 묘비명은 시인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의 인생을 반영하고 있겠군" 이라고 말한 3번 선지가 옳은 말이고
이 묘비명은 한줄의 시조차 읽지 않아도 행보가게 살 수 있다는 시인의 관점을 드러내는 소재라 할 수 있겠군" 이라고 말한 5번 선지가 틀린 말이라 하는데
3번과 5번이 모두 맞을 순 없지만 오히려 반대로 3번이 틀린 말이고 5번이 맞는 말일 수도 있지 않나요? 시나 소설 없이도 성공할 수 있는 거라면 지금의 문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시인이 자기성찰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나요? 그래도 갈래 융합된 비문학 지문이 설명한 내용에는 크게 어긋남이 없어 보이는데요. 예전에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도 시를 쓰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책에서는 시의 처음부터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고, 훌륭한 비석이라는 표현은 반어법이라고 했는데, 저는 오히려 시인이 자조하는 모습으로 보이고 이렇게 해석해도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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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정답이 답인 이유 좀 부담없이 올려주세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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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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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당신이 바로 제가 찾던 국어쟁이로군요. 제가 잘못 생각한 부분을 확실히 짚어주셨네요. 확실히 시인의 관점이라는 건 더 나아간 감이 있네요. 생각이랑 관점이랑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 그렇다면 3번에서 그와 시인이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따질 때 시인은 '시인'이라는 묘사 하나로 시를 아예 안 읽은 그와는 다른 관점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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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K
이도 역시 '시인'에만 중점적으로 보아서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아주 면밀히 분석해 보죠. 전에 언급했던 것 처럼, 3번을 보시면 단지 '시인'이 아니라 '(나)를 쓴 시인'이라고 언급되어 있지요. 그럼 (나)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 전에 문학 비평을 살펴보면 "시 속에 형상화된 세계를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삶의 방향은 모색한다. 이를 통해 시는 무엇을 말해야 하고, 시인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성찰의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라고 되어있지요. 이를 바탕으로 (나)를 보면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썼다'라고 되어있지요. 이 문구를 한번 생각해봅시다. 그는 분명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적이 없는 데, 말이죠.. 다시 문학 비평으로 되돌아 가면 이 장면은 바로 시 속에 형상화된 세계를 말합니다. (문제풀 때에는 필요가 없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언급하자면, 당시 현실상황을 반영해 말하자면 시인은 ‘시’와 ‘소설’로 대표되는 정신적 가치를 부정하고 오로지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시인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 가에 대한 자기 성찰은 바로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라며 의문형으로 종결함으로서, 시인으로서의 성찰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과연 '성찰'은 무엇일까요? 바로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핀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죠. (참고로 성찰은 문학적 개념어로서 의미를 알 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 화자는 무엇을 반성하고 있을까요.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유명한 문인이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적이 없는 그를 위해 묘비명을 쓴 현실 속에서 문인 즉 시인의 행동 속에서 반성하는 것이죠. 결국 화자는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를 부정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 저 시는 2018 수능 기출문제 입니다. 2019 EBS 수능특강에서는 문학비평을 '다소 추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비평문이지만, 깊이 있는 작품 이해를 위한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문학비평에서 언급한 그 '성찰'에 대한 정의, 이해를 가지고 (나)의 시를 이해해야 합니다. 결국은 '시인'이 아닌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에 언급되어 있지만, (다)(문학비평)을 참고하여 '성찰하는 시인'으로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와 시인이 추구하는 바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겠죠.
단지 '시인'이 아니라 문제에서 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문학비평에서 이해한 내용으로 시인의 의미를 추론하여 '성찰하는 시인으로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3점]문제로서 가치가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시를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시를 바라보는 것은 좋습니다만, 다만 문제에서의 '시'는 <보기>나 문학 비평의 관점으로만 보아야 하며, 문제에 대한 주어진 명백한 단서나 오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문학적 개념어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며, <보기>나 문학 비평의 관점을 기준으로 제한된 추론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거의 2시간 동안 작성했습니다만,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적으로 질문있다면, 질문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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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630
세상에... 2시간동안 이렇게 답글을 해주시다니... 부족하긴 뭐가 부족하다고 그러십니까? 그나저나 생각보다 주관을 배제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네요... 물론 연습하면 나아지겠지만... 아무튼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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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소설 없이도 성공할 수 있는 거라면 지금의 문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시인이 자기성찰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하셨는데요, 아마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의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고 이해하신 듯 합니다. 그러나 이 시에서 우리가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부분을, 또는 이 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을 바로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이 부분인데요. 시인이 과연 이 말을 왜 서술하였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야합니다.
문제 중 문학 비평에서 "시는 무엇을 말해야 하고, 시인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자기 성찰의 태도를 들어내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부분에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를 보면 개탄적 어조로 말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성찰이라는 것이 저 시인의 시나 소설 없이도 성공할 수 있었는데,,, 라는 성찰이 아니라, 시나 소설없이도 행복하게 살고 높은 자리에 올랐는데... '시인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이지 '그'의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즉, 이 묘비명은 한줄의 시조차 읽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시인의 관점을 드러내는 소재라 할 수 있겠군에서" 시 에서 언급한 거와 같이 한줄의 시조차 읽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나, 문학 비평을 토대로 다시 한번 시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지, '그'의 삶에 대한 시 조차 읽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관점은 알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라는 것은 자신의 관점에서 읽는 것은 맞습니다만, 시험에서의 시는 주어진 보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단서를 가지고 문제를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푸는 것이 맞습니다. 참고로 객관적인 단서로 판단하였을 때, 3번은 화자는 시인이지만, 묘비명은 한줄의 시조차 읽지 않아도 행복살았던 ' 그'로 보았을 때, 시인과는 추구하는 거리가 있다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혹시 추가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해 주세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말하자면 문제에서 주어진 것을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한줄의 시조차 읽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시인의 관점임은 알 수 없습니다.